아빠 안녕?ㅎㅎ  내가 편지 쓴거 엄청 오랫만이지? 미안...

 

   더 자주 쓰는건데...이 게으름증하고,기억력쪽이 손상된 뇌가합쳐지니까...

 

    편지를 절대 못쓸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더라구^ㅡ^

 

   아빠가  간뒤로 벌써 일년이 다 돼가. 나한테 참 미안하지?

 

 나도 미안해...좀 더 효도하고,사랑할걸...지금도 후회되는걸...

 

차라리 ...아빠대신 내가 갔더라면  ...생각 해 본 적도 있어.아니 항상 하는걸.

 

전에 병원에서도 난 아빠가 갈거란걸 벌써 예감했었는지 몰라.

 

그때 '아빠 대신 내가 죽었으면...'하고 생각 했었으니까.

 

  사실 아빠가 없다는게 실감 나지 않아. 아직도 엄마랑  아산 병원에서  빌어먹을 암세포랑 

 

열심히 싸우고 있는것 같아. 그래서 눈물도 잘 안났고...

 

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속마음을 얘기하니까 , 시원하다~>_<

 

지금은 밖에 비온다. 번개도 막 치고 천둥 소리도 들려...

 

옛날엔  무서웠는데 지금은 하나도 겁 안나. 아빠가 날 지켜 줄테니까.

 

아 ! 시험 끝나고 다음날(6월4일) 소체육 대회때 난 쌩쌩이 나가서  전교에서 1등했다!

 

ㅋㅋ 잘했지? 역시 아빠 딸이라서 그런지 뭐든지 잘 한다니까! 하하

 

저번에 처음으로 아빠없이 치킨을 사 먹었어.

 

언제나  먹던 푸른초장에서...많이 비싸졌더라...ㅋㅋ 참 맛있었어...아빠도 먹고싶지?

 

아빠가 나랑 오래오래 같이 살면 내가  맨날맨날  시켜 줄 수 있는데..다 아빠 잘못이야.

 

아빠! 그래도 아빠 덕분에 좋은 교훈 하나 얻었다

 

'절대로 담배 피는 사람하고 결혼하지 않기'

 

난 아빠처럼 잘 생기고 멋진 남자하고 결혼할거야.

 

언 놈인지 한번 얼굴 보고 싶지?아빠가  좀 찾아줘.

 

나한테 한 눈에뿅~가도록 조치도 취해놓고...나 만을 사랑 하게도...ㅋㅋ

 

아빠가 내 결혼식에 오면  될거 가지고  귀찮게 이렇게 복잡해 지잖아~>_<

 

암튼 ...잘 지내고.  이만 줄일게~

 

아빠의 하나뿐인 딸, 은지

 

p.s_엄마 꿈속에 웃는 모습으로 자주 찾아가줘. 엄마가 기다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