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님!

북한강 줄기를 굽이굽이 돌아

새파랗게 녹음이 우거진 6월의

숲 내음을 맡으며 다시금 이곳을 찾았나이다.

순간이나마 휴가를 나갔다가 복귀하는 것으로 착각이 들었고,

그 때가 연상이 되어 잠시나마 중대장님과 생활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꿈같은 순간을 접하다

반가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 왔을 땐 못내 아쉬워

가슴 절이며 눈물을 흘렸나이다.

훈련장에서는 성난 호랑이처럼 앞장서서

준엄하게 중대원을 이끄셨고,

내무반에서는 항상 자상하시어 맏형 같았던 중대장님!

그리고 언제나 중대원들을 자식같이

지극정성과 사랑으로

보듬어 주셨던 일들이

어렴풋이 머리 위를 스쳐 가나이다.

고요하기만 한 이 산야에 중대원들의 함성과 함께

맹호구호 외침이 들려옵니다.

중대장님께선 정신집중을 하고 사격을 하면

분명 백발백중 명중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불합격자들을 모아놓고

사로 앞에 우뚝서서

자신의 가지랑이 사이로 총을 쏘라 하시어...

놀라움과 불안을 겪어야 했지만, 결국엔 그들을

특등사수로 만들어 놓고야 마셨던 중대장님!

이곳은 사내들만 생활하다보니 정서가 메마르다고

손수 양한마리를 사가지고와

삭막한 분위기를 쇄신하셨고,

중대원들의 생일을 일일이 기억하시어

기상함과 동시에 불러서 손수 우유를 먹이며

위로와 격려를 하셨습니다.

어린아이 두 명을 낳고 뒤늦게 입대한

설흔한살인 저의 쫄따구의 눈물의 사연을

뒤 늦게 접하시고

자신의 봉급을 몇 달씩 몽땅 털어

그의 가족을 돌봐주시고는,

다 잘되었으니 걱정 하지 말고 군 임무에 만 충실하라!

하시던 중대장님!

우리들의 중대장님은

바로 그런 중대장 이셨습니다.

그런 중대장님을 그것도 작전중에 중대원들을

대신하여 중대장님을 떠나보내야 했나이다.

매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너무도 애통하고 비통하여

서글픈 눈물만이 앞을 가릴 뿐입니다.

중대장님!

젊은 청춘 29세, 참 군인으로 위국헌신 하신지

39년 세월이 흘렀나이다.

이 지난 세월 속에서도

저희는 항상 중대장님과 생활해 오던

그 순간들을 가슴에 묻고

지금까지 늘 함께 했습니다.

남은세월 다하는 동안

혈연관계 보다도

더 끈끈하고 진한 전우애와 의리가

있다는 신화를 이 땅에,

그리고 역사에 남기고

중대장님 곁으로 가겠나이다.

중대장이시여!

영원무공 하도록 영원히 빛나소서!

2016년 6월 21일

백암산 가족을 대표하여 정 문 식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