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동기 추모사
영원한 동기생, 정경화 소령! 지금 보고 있습니까? 오늘 이 자리에는 당신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30년 전 1977년 6월 21일 DMZ 작전 중 폭발하는 지뢰를 온 몸으로 막아 부하들을 구하고 의롭게 산화한 당신을 기리기 위하여 모였습니다. 여기에는 당신을 아끼던 친지들, 모교인 강릉고등학교 동료와 후배들, 당신이 사랑 하고 같이 동고동락 했던 당시 중대원들과 가족들, 후배 중대원들, 7사단 현역 부대원들, 그리고 육사 동기생들이 자리를 함께 함으로써, 시간적으로는 40여년의 선후배 세대가, 공간적으로는 서울, 강릉, 제주, 고향인 삼척 등 전국 각지에서 당신을 추모하기 위하여 모인 것입니다.
우리 육사 동기생들은 정경화 소령 당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40년 전 청운의 꿈을 안고 화랑대에 입교하여 언제나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에 바르고 굳은 심성으로 도덕적으로 모범적이었고, 특히 태권도를 열심히 하던 모습과, 군인의 길을 선택하여 내 생명 조국과 민족을 위해 바치겠다는 다부진 청년장교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정 소령, 당신이 떠난 후 매년 현충일에 동기생들이 당신을 찾아가면 당신이 사랑 했던 중대원들을 만나곤 했는데, 얼마나 당신이 중대장으로서 부대원들을 사랑하고 아꼈으면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당신을 찾고 있는 지 알 것 같습니다. 지난 80년대에는 형님과 누님도 매년 뵐 수 있었고 특히 1984년 여름에는 내가 동기회장으로서 원덕까지 가서 형님을 뵙고 온 적도 있었습니다. 90년대 들어서는 동기생들이 중요 지휘관으로서 직책상 시간을 내기 어려워 현충일 하루 전에 당신을 찾기 때문에 당신의 옛 부하들 모임인 백암산 패밀리를 보지 못했습니다만, 지난 6월 5일에도 많은 동기생들이 당신을 찾아가서 술 한 잔 올리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당신을 기리는 사업에 앞장서 오고 있는 당신의 부대원들인 백암산 패밀리 정문식 회장과 회원 모두에게 동기생 모두의 뜻을 모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정경화 소령! 이제 우리 동기생들도 나름대로 당신이 못 다 한 군인의 길을 다 마치고 후배를 가르치는 현역 교수 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군문을 떠났으며, 그간 13명이 유명을 달리 하였습니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 하지만, 정 소령 당신과 우리가 처음 만난 지 벌써 40년이 흘렀고 그리고 당신이 떠난 지 30년이 되었으니---아! 지난 날 들이 그립기만 합니다. 옛 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이제 우리는 당신이 29세의 젊은 나이로 먼저 가신 것을 슬퍼만 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정경화 소령!! 당신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사랑하고 있으며 또한 당신은 우리 군의 역사 속에서 후배들에게 청년 장교의 표상으로 길이 기억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정경화 소령, 당신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부디 편안히 영면하기를 기원하면서, 언제까지나 우리 군이 존재하는 한 육군 제7사단 후배 부대원들의 안전을 보살펴 주리라 믿습니다.
2007년 6월 21일
육군사관학교 제27기 동기회회장
경제학박사 김 종 문 올림
PS: 당일 행사를 준비해 주시고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동기생들의 뜻을 모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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