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백암산 가족의 홈피를 개설하게 된 것 축하드립니다. 방송대학교 학기말 시험과 기타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하여 내일 모임에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모두들 아무 사고 없이 전방 잘 다녀오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음은 6월6일에 있었던 일기를 나름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잘 기록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2007년 6월6일 현충일 날 나는 의례적으로 동작 동 국립묘지를 찾게 되었다. 70년 대 군 생활을 하시다가,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사고로 순직한 정 선배님을 추모하고 기리는 선후배 부대원들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아침 10시 경에 도착한 국립묘지...선배님의 추모비 앞에 섰을 때 유가족 분들과 육군사관학교 제 27기 동기생들은 이미 왔다간 상태였다.
나 또한 간단한 추모 기도를 한 후 돌아가는 길에 아침밥 대용으로 김밥을 사 먹고, 부대 모임을 주관하시는 선배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게 되었다.
“아아! 나는 벌써 왔다 가신 줄 알았었는데 지금도 이리로 오고 있는 중이시라고...!” 잠시 후 또 다른 선배님과 가족들이 오셨고...우리는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바로 앞의 순직비 앞에 강원도 금화 지구에서 순직한 자신의 친동생을 추모하러 온 80대 할아버지께서 오셨다. 일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기회라고...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두 개의 쌍 지팡이를 짚고 그 높은 곳까지 몸소 올라 오셨다. 이빨은 모두 다 빠지고, 박아 넣은 틀니는 덜썩덜썩 거리고 있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
“순직한 동생이 친 자식이라도 있었으면 내가 나의 친 자식처럼 돌보고 키워 주었을 텐데...!”라고 하시면서 못 내 눈시울을 붉히셨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순직한 동생과 같이 ‘흙에 묻힐 날’을 바라보시는 것이다. “인생무상(人生無常)이라던가?”
나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는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들이 자라나서 또 다른 인류를 건설해 나가겠지...그리고 또...바로 이들의 후예들에 의해 또 다른 인류가 건설되어 나가겠지...!” 새로운 희망이 나의 가슴 속에서 용솟음쳤다. 한 없이 아이들이 귀여웠고, 세상이 너무나도 평화롭게 느껴졌다. “한 알의 작은 도토리 안에는 추 후 큰 상수리나무로 자라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했던가...!”
나는 앞의 추모비에서 흐느끼며 대화를 나눈 그 유가족 분과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어쩌면 일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잠시 후 선배님 일동이 김밥과 먹을 것을 싸 가지고 오셨다. 우리는 반가운 인사와 함께 고인께 대한 간단한 예의를 차린 후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다. 잠시 후 당시 같이 군 생활을 했었던 전우 분의 친 동생이 찾아오셨다. 자신을 RT 삼사 19기 해병대 장교로 예편했다고 밝히고, 35년 동안 한 번도 소식이 없었던 형의 소식을 전해 주었다. 우리들 모두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는 무르익어 어느덧 해는 오후 5시를 가리키게 되었다. 간단한 사진 촬영을 마치고 우리는 모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귀가 길을 서두르게 되었다.
“수많은 호국 영령들의 추모비가 서 있는 곳...이 많은 분들의 피와 희생 위에 이 나라가 든든히 서 있는 것이구나...!” 이러한 복잡한 나의 감정이 얽혀 나의 가슴 속에 메아리쳤다.
전철에서 돌아오는 길...플랫포옴에서 창 밖을 응시하는 한 할아버지께서 계셨다. 자신도 현충 원을 방문한 후 이제 귀가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나는 자연스럽게 부대를 물어보았고, 우리는 정확하게 같은 부대원 출신이었다.
이어 자신의 전우 이야기와 6.25전쟁 당시의 치열했던 당시의 전투 장면을 이야기 하시며 감회에 젖어 드셨다. 강원도 인제 지구 전투에서 북한군과 중공군에게 완전 포위된 상태에서 허벅지에 총알이 관통한 그 전우를 들쳐 업고 후퇴할 때의 그 치열하고 급박했던 상황들...!
나는 부대 초정장을 전해 주었다(우리는 매 해 한 번 DMZ에서 순직한 그 선배님의 관련된 일로 부대를 찾고 휴전선 중동부 전선을 방문한다).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의 귀가 길을 서둘렀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하루의 피곤이 겹쳐 곧 꿈나라로의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아름답고 소중한 하루였다. 이 날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매 순간순간마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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